태안 마도 해역서 고려 난파선 ‘마도 5호선’ 발굴…경상도 출항 ‘6호선’도 첫 확인

태안 마도 해역서 고려 난파선 '마도 5호선' 발굴…경상도 출항 '6호선'도 첫 확인

충남 태안 마도 앞바다에서 13세기 초 전라도 물자를 싣고 고려 수도 개경으로 향하던 난파선의 실체가 규명됐다. 이와 함께 경상도 지역에서 세곡을 싣고 출발한 것으로 확인된 또 다른 고려 난파선의 매장 흔적도 수중에서 처음으로 포착됐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4일 충남 태안군 국립태안수중유산박물관과 마도 해역 발굴 현장에서 언론공개회를 열고, 태안 마도 해역 수중발굴 조사를 통해 고려시대 난파선인 ‘마도 5호선’의 전모를 밝혀내고 인근에서 ‘마도 6호선’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마도 5호선은 닻돌, 원통목, 밧줄 등 주요 선체 부속품을 비롯해 화물로 적재된 볏섬, 선상 생활용품인 청동 항아리(청동호) 등 유물 54점이 출수됐다. 선적 화물의 상세 내역과 운송 과정을 기록한 목간도 26점 확보됐다.

마도 5호선 목간에는 화물을 수집한 시기로 ‘정묘년(丁卯年)’과 ‘정묘 12월(丁卯十二月)’이 적혀 있었다. 함께 출수된 유기물의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치(12세기 중반~13세기 전반)와 고려청자 연대를 종합 분석한 결과, 해당 정묘년은 1207년으로 특정됐다. 화물 발송지는 전라도 서남부의 영암군(현 전남 영암읍 일대)과 안로현(현 전남 영암군 금정면 일대)이며, 도착지는 수도 개경(京)으로 명시됐다.

신종국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수중발굴과장은 마도 5호선의 항해 시점에 대해 “화물을 수집한 정묘년 12월은 한겨울이라 항해를 하지 않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마도 5호선의 항해 시기는 그 이듬해인 1208년 봄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마도 5호선은 지난 2009년 약 250m 떨어진 해역에서 발굴된 ‘마도 1호선’과 같은 선단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마도 5호선에서 나온 목간 중 안로현에서 개경의 송득덕(宋得德)에게 곡물을 운송한다는 내용의 목간(5-20번)은 마도 1호선에서 출수된 안로현 목간(1-34번)과 기록 내용 및 필적이 거의 동일해 동일 인물이 작성한 것으로 판명됐다. 연구소는 두 선박이 1208년 봄 전라도 서남부 지역의 물자를 분담해 싣고 개경으로 함께 항해하다 마도 해역의 거센 물살과 악천후를 만나 나란히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마도 2호선 동쪽 약 100m 지점의 시굴조사 구역에서는 새로운 침몰선인 ‘마도 6호선’의 매장 흔적이 확인됐다. 해당 구역에서는 청자유병, 도기정병, 볏섬, 화물 받침목, 목간 등 20여 점의 고려시대 유물이 집중 출수됐다.

마도 6호선 구역 목간에는 화물 발송지로 ‘사주(泗州, 현 경남 사천시)’와 ‘반성(班城, 현 경남 진주시 반성면 일대)’이 명기되어 있었다. 고려시대 난파선 중 경상도 지역에서 출항한 선박의 물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과장은 마도 6호선에 대해 “출토된 목간에 사주(泗州, 현 경남 사천시) 지역과 반성(班城, 현 진주시 반성면 일대) 지역에서 각각 화물을 보냈다는 내용이 있는데, 사주는 고려시대 세곡(稅穀)을 보관하던 13개 조창(漕倉) 중 하나인 통양창(通陽倉)이 있던 곳”이라며 “함께 출토된 유물로 볼 때 12~13세기 세곡을 싣고 개경으로 향하던 배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마도 6호선은 현재 선체 자체가 노출되지는 않았으나 유물 집중 매장 양상을 통해 침몰선 매장이 확인된 상태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향후 선체 구조와 정확한 침몰 연대를 규명하기 위한 정밀 발굴 조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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